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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계좌를 열어봤습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만족스러웠던 수익률이 어느새 마이너스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기업이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계좌를 확인하게 됐고, 뉴스를 검색하는 시간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장기투자는 기다리는 투자라고 알고 있었는데, 막상 직접 겪어 보니 기다리는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며칠 동안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계좌만 계속 열어봤습니다. 기업에 새로운 악재가 나온 것도 아니었는데 숫자가 줄어드는 모습만 계속 신경 쓰였습니다. 이상했습니다. 투자하기 전에는 몇 년을 보유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몇 주 만에 생각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왜 장기투자는 누구나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끝까지 이어가기 어려울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과거 하락장이 있었던 시기의 시장 흐름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뉴스도 읽어보고 당시 기업들의 실적도 함께 비교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기업만 사면 장기투자는 자연스럽게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하나씩 비교할수록 제가 놓치고 있던 것은 기업이 아니라 제 투자 습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질문도 달라졌습니다.

    좋은 종목을 찾는 방법보다, 왜 좋은 종목을 오래 들고 있지 못하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장기투자가 어려운 진짜 이유

    처음에는 좋은 기업만 사면 오래 보유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을 비교해 봤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난 기업이라면 몇 년 동안 보유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업보고서도 읽어보고 분기 실적도 확인했습니다. 투자할 이유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투자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주가가 10% 정도 하락했을 때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20% 가까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계좌를 확인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습니다. 뉴스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이야기했고, 투자 커뮤니티에는 더 큰 하락이 올 것이라는 글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처음에는 기업에 문제가 생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실적을 확인했습니다.

    최근 분기 실적을 이전 분기와 비교했고, 기업 공시도 다시 읽어봤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달라진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고, 실적도 크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제 마음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주가가 떨어질 때 제가 보고 있었던 것은 기업이 아니라 계좌였습니다.

    좋은 기업을 찾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좋은 기업을 믿고 기다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종목을 고르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이 기업이 아니라, 지금의 하락을 내가 버틸 수 있는가?'

    이 질문에 확신이 없다면 기업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투자 비중부터 다시 생각합니다.

    그 기준이 생긴 뒤부터는 하루의 주가보다 기업의 변화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과거 하락장을 다시 보니 문제는 시장보다 제 행동에 있었습니다

    생각이 바뀐 뒤에는 과거 시장도 다시 찾아봤습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로 시장이 급락했던 시기와 2022년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크게 흔들렸던 시기를 나란히 비교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시기에 좋은 기업들도 모두 무너졌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자료를 다시 확인해 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

    주가는 단기간 크게 하락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우량 기업은 실적을 회복했고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습니다.

    오히려 크게 달라졌던 것은 기업보다 투자자들의 행동이었습니다.

    급락하는 시기에는 손실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매도하는 사람이 많았고, 시장이 회복된 뒤에는 이미 오른 가격에 다시 매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제 투자도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계좌를 자주 확인할수록 더 불안해졌고, 뉴스와 커뮤니티 글을 계속 읽을수록 처음 세웠던 투자 계획이 흐려졌습니다.

    기업의 실적은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 제 판단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장기투자가 어려운 이유를 조금 이해했습니다.

    장기투자를 방해하는 것은 시장의 변동성 하나만이 아니었습니다.

    계좌를 너무 자주 확인하는 습관, 단기 뉴스에 흔들리는 마음, 명확한 투자 원칙 없이 매매하는 행동이 하나씩 쌓이면서 스스로 장기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시장이 크게 흔들릴수록 뉴스보다 처음 작성했던 투자 노트를 다시 읽어봅니다.

    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바뀌었는지, 아니면 제 감정만 흔들리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그 기준이 생긴 뒤부터는 하락장이 와도 예전처럼 성급하게 판단하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지금은 오래 버티는 힘보다 오래 지킬 원칙을 먼저 만듭니다

    여러 번의 하락장을 다시 살펴본 뒤에도 한 가지 질문이 남았습니다.

    결국 같은 시장을 겪었는데 왜 어떤 사람은 장기투자에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중간에 포기할까.

    처음에는 투자 경험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또 바뀌었습니다.

    끝까지 투자한 사람들은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한 사람이 아니라, 처음 세운 원칙을 쉽게 바꾸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투자 방식을 조금 바꿨습니다.

    이제는 종목을 매수하기 전에 세 가지를 먼저 적어둡니다.

    첫째, 왜 이 기업을 사는지.

    둘째, 어느 정도의 하락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셋째, 어떤 상황이 되어야 매도할 것인지.

    이 세 가지를 미리 정해두니 시장이 흔들리는 날에도 감정만으로 판단하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하락장은 불안합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계좌를 계속 새로고침하기보다 기업의 실적과 처음 세운 투자 이유를 다시 확인합니다.

    그래서 지금 제 기준은 분명합니다.

    장기투자는 오래 보유하는 능력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에도 처음 세운 원칙으로 돌아오는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투자를 할 때 지금 제가 확인하는 기준

    확인 항목 왜 확인하는가 지금 확인하는 기준
    투자 목적 감정보다 원칙을 우선하기 위해 최소 5년 이상 보유 가능한가
    기업의 실적 투자 이유가 유지되는지 확인 매출과 이익의 장기 추세가 이어지는가
    변동성 심리적으로 감당 가능한지 큰 하락에도 보유할 수 있는 비중인가
    계좌 확인 습관 불필요한 불안 줄이기 매일 시세보다 정기적으로 기업을 점검하는가
    매도 기준 충동적인 매매 방지 기업의 가치가 변했을 때만 매도하는가

     

    장기투자를 시작하기 전 체크리스트

    • 왜 이 기업에 투자하는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 30% 하락해도 보유할 수 있는 비중으로 투자했는가?
    • 단기 뉴스보다 기업의 실적을 먼저 확인하고 있는가?
    • 계좌를 자주 확인하는 습관에 휘둘리고 있지는 않은가?
    • 투자 원칙과 매도 기준을 미리 정해두었는가?
    • 지금 흔들리는 이유가 기업 때문인지, 감정 때문인지 구분할 수 있는가?

    한 줄 결론

    장기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시장이 변해서가 아니라, 시장이 흔들릴 때 원칙보다 감정이 먼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운영자 노트

    이번 글을 쓰면서 장기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을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좋은 종목만 찾으면 자연스럽게 오래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락장이 올 때마다 제 원칙이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를 더 자주 마주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새로운 종목을 매수하기 전에는 투자 이유와 매도 기준을 먼저 적어둡니다.

    다음 하락장이 오더라도 가장 먼저 계좌를 열기보다, 처음 작성했던 투자 노트를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