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 임대사업자 보유 아파트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무려 1만 채에 달합니다. 솔직히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설마 이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면 어떻게 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강남 불패라는 말이 이제는 옛말이 되어가는 분위기가 현장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와 공시가격 인상이 만든 매물 증가
이번 정책의 핵심은 두 가지 압력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임대사업자 대출 연장 금지, 다른 하나는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 급등입니다.
임대사업자 대출 연장 금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들은 그동안 보유 아파트를 담보로 사업자 대출을 받아 3년 만기로 운용하면서 매년 연장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유지해 왔습니다. 여기서 사업자 담보대출이란 개인이 아닌 사업자 명의로 부동산을 담보로 실행하는 대출로,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한도가 크고 규제 적용도 달랐던 구조입니다. 이 연장을 막아버리면 자금줄이 끊기는 셈이니,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다주택자는 매각 외에 선택지가 없어집니다.
서울 수도권 임대사업자 보유 아파트 12,000여 채 가운데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1만 채입니다(출처: MBC 뉴스). 제가 직접 주변 공인중개사무소에 문의해 봤을 때도, 요즘 다주택자 급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에서는 지난해 33억 원에 거래됐던 34평대 아파트가 26억 5천만 원에 매도되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보유세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란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 자체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공시가격이 기준이 됩니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세율은 그대로여도 납부 금액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공시가격은 10% 이상 오를 전망이고, 강남 일부 지역은 30%를 넘는 상승이 예상됩니다. 서울 마포구의 30평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작년 보유세 299만 원이 올해 세부담 상한선인 416만 원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서울 반포의 30평대는 1,275만 원에서 500만 원 이상 추가 부담이 생길 것으로 예측됩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이 두 가지 압력이 맞물리면서 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제가 직접 관찰한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다주택자가 매수인에게 10억 원을 이자 받고 빌려주는 조건으로 매물을 내놓는 이례적 거래 등장
- 서울 송파구 대규모 단지에서 열흘 새 15채 거래, 가격 급락 급매 속출
- 강남 3구 3주 연속 하락, 강동구 56주 만에 하락 전환, 동작구 보합 전환
- 반면 15억 이하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실수요 유입으로 가격 유지 또는 소폭 상승
저는 원래 서울 핵심 지역은 웬만한 규제로는 안 꺾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를 보면서, 유동성(Liquidity), 즉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실감했습니다. 자산 가치가 높아도 현금 흐름이 막히면 버티기가 힘들다는 것, 이번 시장이 그걸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장 전망과 정책의 한계, 제가 느낀 것들
현장 분위기는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매수자들도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망세(觀望勢)란 시장 방향이 불확실할 때 매수도 매도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심리를 말합니다. 지금 매수 희망자들은 "더 내려올 것 같으니 기다리자"는 심리가 강하고, 반대로 매도자들은 "얼마나 더 낮춰야 팔리나"를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매수·매도자 간 눈치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본인 소유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전용 164㎡)를 현 시세보다 낮은 29억 원에 직접 매물로 내놓았습니다. 1 주택자인 대통령이 직접 시장에 매물을 던진 것은 정책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의 현재 호가가 29억 5천에서 32억 원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시세보다 명백히 낮은 가격입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핵심 리스크는 따로 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즉 부동산 담보가치 대비 대출 한도 비율과 같은 금융 규제가 아무리 강해도,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인구 쏠림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가격 안정은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바로도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됩니다. 단기 가격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서울에 일자리와 인프라가 집중된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다음 사이클에서 또다시 같은 논쟁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이번 흐름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부동산을 단순히 '오르면 팔고 내리면 기다리는' 자산으로만 보는 시각이 얼마나 단편적인지였습니다. 자금 계획, 대출 만기, 세금 구조, 정책 방향까지 전부 맞물려야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시장이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결국 이 정책이 단기 가격 조정에 그칠지, 장기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지방 균형 발전과 자본 시장 활성화 같은 구조적 과제가 함께 뒤따라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규제 하나로 시장이 완전히 바뀌길 기대하기보다는, 이번 변화를 자신의 자금 상황과 장기 계획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또는 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결정은 전문가와 상담 후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